신라스테이에서 조식을 먹고 출발할 계획이었는데 늦잠을 자버렸어요. 8시반에 간신히 12층 식당으로 갔습니다. 직원분이 아기의자와 식기를 가져다주셔서 좋았어요. 아기가 너무 어리다보니 먹을게 많지는 않더라구요. 어느새 입맛도 까탈스러워져서는 이것저것 가려요. 스크럼블에그를 잘 먹다가도 식으니까 안먹고 일식계란찜은 또 먹더라구요. 빵은 늘 좋아합니다.
성이시돌센터에 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도로를 포장중이었어요. 삼십분 거리를 한시간 걸려서 갔지 뭐예요. 요즘 한창 도로 정비중인지 가는 길 여기저기서 공사더라구요.
간신히 성이시돌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성이시돌은 농업을 수호하는 성인이라고 하더라구요. 부지가 광활하고 둘러볼 곳이 많았는데 저는 한림수직 전시를 보러왔어요.
그렇게 시작된 뜻밖의 성지순례. 다행히 저희 부부는 천주교 세례를 받았습니다. 은총의 동산을 돌아봤는데 산책 겸 둘러보기 좋았어요. 성경 내용을 알면 더 의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모름). 성당은 잠겨있어서 들어가보지 못했어요.
휘닉스아일랜드 제주로 숙소를 옮겨왔습니다. 편의시설에서 좀 떨어져 있지만 취사가 가능한 레드동으로 체크인했어요.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도 많이 낡았습니다. 낡은 건 괜찮은데 값비싼 숙박비에 비해 관리가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바닥에 마루가 다 일어났는데 수리 좀 하지...
침대방 욕실에서 아기를 씻겼어요. 단차가 있어서 애가 앉기 딱 좋더라구요. 앉아있는데 옆에 걸린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니까 좋아했어요. 의외로 무난하게 샤워를 마쳐서 기뻤죠...
내복 다 입고 나니까 밖으로 나가겠다 떼를 쓰기 시작했어요. 생전 이런 적이 없는데 울고불고 하는 통에 안고 리조트 복도를 걷다가 결국은 유모차를 태워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두운 산책로를 걷다보니 금새 잠들더라구요. 아기 때문에 어른들도 많이 힘들었지만 사실 아기는 종일 일정을 잘 따라주느라 힘들었을테죠. 차로 이동하는 동안 짜증도 거의 안내고 얌전했거든요. 어쩌다 차에서 내려도 별로 재미없었을텐데...막상 숙소에 들어오니 만지지마라 들어가지 마라 제지만 하고 스트레스가 쌓였겠죠. 괜시리 여행이라고 멀리 나와서 고생하는걸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방에 애기 눕히고 이제 씻고 자기만 하면 되는데 숙소가 참 힘드네요. 샤워실에 배수가 잘 안되서 샤워하는 내내 발밑에 물이 고여있었어요. 오래된 시설이니까 샤워호스에 낀 물때도, 줄눈에 핀 곰팡이도 이해하는데...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네요. 다음날 아침에 봤을 때도 물이 다 안빠져서 이제 샤워는 욕조에서 하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