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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와 영남알프스 간월재 억새밭 여행

 안녕하세요. 자유입니다. 작년부터 가보자 가보자 얘기만 하다가 못 갔던 간월재에 드디어 다녀왔어요. 이번에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더 늦으면 안된다 싶어서 11월이 되자마자 급히 일정을 잡았어요. 지금 다시보니 날씨가 화창하니 참 좋았네요.


  사실 주말에도 한 번 왔었는데 주차를 못하는 바람에 그냥 집에 돌아간 적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그냥 수요일에 왔습니다. 그런데도 아침 10시에 도착했더니 주차장은 이미 만차더라구요. 다행히 노상 주차장은 아직 여유가 있어서 입구에서 한..100m 떨어진 곳에 차를 댈 수 있었어요. 다들 급히 차를 대는 모양새를 보니 평일도 주차가 만만치 않은 모양이에요.


 많이들 선택하시는 사슴농장 코스 입구에요. 산에 올라가는 길 옆에 간이 화장실이 있어요. 억새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들르도록 합니다. 슬프게도 세면대에 물이 안나와서 손은 못 씻었어요. 아 저는 화장실에서 물 내리는 레버를 못찾아서 한참 서 있었는데요. 변기 아래쪽에 밟을 수 있는 레버가 엄청 크게 달려 있습니다. 수압이 약하니 꾸욱 밟고 기다려주세요. 


 의외로 길이 꽤 넓어요. 포장된 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나오더라구요. 생각보다 가파르지는 않아서 '등산' 같은 느낌은 좀 덜 나는 것 같아요.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분들도 엄청 많았어요. 걸으면서 얼핏 들어보니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올라간다더라구요..어우..


 올라가다보니 아기가 잠들었어요. 힙시트가 있는 아기띠를 하고 갔는데 아무래도 많이 불편했겠죠. 등산할 때 매는 지게(...)같은 아기띠를 하고 오신 분을 보긴 했는데 저희는 산에 자주 다니는 편이 아니니까요. 


 역시 계속 흔들리고 불편하다보니 금방 깨버렸지 뭐예요. 올라갈 때도 내려올 때도 엄청 보챘어요. 어린이집에 맡기고 올 걸 내내 후회했답니다. 


 간월재가 꽤 높은 산이다보니 올라가면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집근처는 아직 단풍이랄게 없었는데 올라오니까 가을 느낌이 나더라구요. 제가 아까 등산같은 느낌은 덜 난다고 했지만 그래도 제법 힘들어서 여기쯤 오니까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땀도 좀 났어요. 평소에 운동을 전혀 안하신다면 여유롭게 올라갈 수 없습니다.


  한시간 반 정도 걸었더니 억새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길이 보이시나요? 자갈밭이죠. 자갈이라고 부르기 힘든 큰 돌도 많아요. 비포장도로는 이런 느낌이에요. 기억해두세요. 유모차는 어림도 없습니다. 물론 아기띠를 매고 와도 발목 돌아갈까봐 땅만 보고 걷게 되는 길이에요. 


 간이화장실이 늘어서있고 대피소도 보입니다. 간이화장실은 아무래도 억새밭 성수기라서 추가로 설치해둔 것 같아요. 


 대피소 건물에도 번듯한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니 이용해봅니다. 


 데크 끝에 매점 건물이 있어요.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판이 깔려 있으니 매점에서 음식을 구입했다면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쓰레기통은 매점에서 구입한 것만 버릴 수 있으니 음식 싸가시는 분들은 쓰레기봉투 하나쯤 챙겨가세요. 지키고 있는 분이 계십니다. 애기 죽을 데울 수 있는지 여쭤봤더니 친절하게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라고 안내해주셨어요.


 저희는 라면과 김밥을 싸와서 데크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바람이 정말 많이 불더라구요. 분명히 올라오는 동안에는 바람 한점 없었는데 산 꼭대기고 나무가 없어서 그런가 돌풍이 몰아치고 있었어요. 평화로워보이지만 전혀 평화롭지 않은 풍경입니다. 컵라면 먹다가 좀 가벼워지면 쓰러지고 날아갑니다. 먹다가 정신없는 와중에 애는 의자에서 떨어지고..하...그래도 나무라 그런지 잠깐 울고 말더라구요...어디 뾰족한게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강아지만 보면 멍멍이라고 아는 척하고 싶어하는 18개월.


 안다쳤어도 애가 울었기 때문에 기력이 떨어져서 대충 둘러보고 별다른 사진 없이 내려왔습니다. 현타가 와서 내려가는 동안 말도 안했던 것 같아요. 


 간월재 억새밭은 멋진 풍경이고 기회가 되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어린 아기하고 가는건 좀 말리고 싶네요.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포장도로와 비포장 도로가 번갈아 나오는 길이라고 했었는데요. 비포장도로에서 흙먼지가 엄청 나요. 산길을 걸으면서 음 피톤치드~하는게 아니라 오 흙먼지냄새하면서 걷게 됩니다. 포장도로도 관리가 잘 된 길이 아니라 울퉁불퉁하고 깨진 곳도 많구요.


 어른들끼리 갔으면 간만에 운동 좀 한 느낌으로 다녀올만 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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